[2023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디노와 덩이 돌보기 / 노금화
디노와 덩이 돌보기 / 노금화 송아지는 울지도 않고 웅크리고만 있었다. 이틀을 꼬박 굶었다. 디노가 젖병을 입 가까이 대도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를 숙였다. 당장이라도 젖병을 빼앗아 내가 먹여보고 싶었다. 젖병을 송아지 입에 넣기만 하면 될 걸. 그것 하나 못 하는 디노가 한심스러웠다. 할아버지와 알란은 송아지한테 관심도 없었다. 돌봐야 할 소가 많아서 먹지 않는 송아지 한 마리쯤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나 보다. 나는 송아지가 태어났을 때부터 신경 쓰였다. 하지만 관심 없는 척했다. 디노가 가까이 있어서 더 다가갈 수 없었다. 얄미운 녀석! 송아지 어미는 새끼를 싫어했다. 삼 일 전, 태어나자마자 젖을 먹으려고 다가오는 새끼를 이리저리 피하고 밀어냈다. 엄청 커다란 어미의 다리 사이에서 송아지는 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