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막사발을 읽다 / 송가영 막사발을 읽다 / 송가영(본명 송정자) 너만 한 너른 품새 세상천지 또 있을까 먼 대륙 날고 날아 난바다도 건너갈 때 태산도 품안에 드는 은유를 되새긴다 털리고 짓밟히고 쓸리기도 했을 게다 이 세상 누구에게도 친구가 되지 못해 바람에 말갛게 씻긴 꽁무니가 하얗다 바람에 몸을 맡긴 가벼운 너의 행보 새처럼 구름처럼 허공을 떠돌다가 양지 뜸 아늑한 땅에 부르튼 생을 뉜다 그리하여 정화수에 묵은 앙금 갈앉히고 눈빛 맑은 옛 도공의 손길을 되짚으면 가슴에 불꽃을 묻은 큰 그릇이 되느니 10여년 인내의 보상… 명품 한복 짓듯 명품 시조 짓겠다 신춘문예라는 일생일대의 도전에 나서기로 마음먹은 것이 어언 10여년. 최종심에 다섯 번을 올랐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그 시간은 어쩌면 희망고문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릅.. 좋은 글/시조 8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