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굿맨 - 서귀옥 굿맨 / 서귀옥 순전히 가짜라니까…! 아내의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단호하게 들렸다. 내가 출근준비를 하는 동안 아내는 전화기를 붙들고 베란다에 서 있었다. 전에 없던 일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아내와 눈이 딱 마주쳤다. 아내의 얼굴에 흠칫 놀라는 표정이 스쳐갔다. 문득 며칠 전부터 긴히 할 말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무시로 내 주변을 서성거리던 아내의 모습이 떠올랐다. 설마 이 사람이 눈치를…? 나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최근 내게 벌어진 일을 아내가 알게 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바깥출입은 물론이거니와 저렇게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것조차 낯설게 보이는 아내였다. 아니면 이 사람이…? 나는 더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아내가 내 흉허물을 그런 식으로 늘어놓을 까닭도, 또 그럴 만한 흉허물이 내게 있는.. 좋은 글/소설 9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