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전라매일 신춘문예 시 당선작] 나의 창속에는 누군가가 사는데 / 소은옥 나의 창속에는 누군가가 사는데 / 소은옥 언제나 나는 창窓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멀지도 가깝지도 않는 거리에서 당신을 바라볼 수 있는 거리만큼 투명한 기억들로 창이 부풀어 오를 때까지 그것이 격자로 되었는지 석쇠로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햇볕이 가득 차오를 때마다 아득하게 느껴지는 황홀한 느낌 어떤 얼굴은 노랗고 어떤 얼굴은 구리 빛에 가깝기도 했지만 당신이 나를 굽어보는 그 만큼의 거리에서 하나의 세상이 무시로 열리거나 흩어지기도 하고 누군가는 어김없이 무심한 듯 들여다보기도 하고 어쩌면 보고 싶다는 것이 있다는 것 모스부호를 건지는 것처럼 두근거리는 일일지도 몰라 창은 묵직하게 침묵하지만 나는 말해요 어쩌면 운이 좋았다는 말과 동의한 그런 말들이 오늘도 반짝이는 빛이 창으로 들어와요 투명한 살갗 .. 좋은 글/시 3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