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영남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슾름 - 이해준 슾름 / 이해준 단이 눈을 떴을 때 병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른 세 개의 침대는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고 바로 옆 침대에 윤성의 여름 재킷이 반으로 접힌 채 놓여 있었다. 단은 그가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멍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머리를 창문 쪽으로 움직여보았다. 맞은편 병동의 복도로 사람들이 오가는 것이 보였다. 매미 우는 소리도 들렸다. 바깥은 이제 한낮의 폭염 속일 테지만 그녀의 몸엔 조금씩 한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난번 수술 때는 그저 단의 오른손을 한 번 꽉 잡아주는 걸로 말을 대신했던 담당의가 습관성 유산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습관성 유산을 먼저 치료하지 않으면 시험관 시술은 의미가 없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습관성 유산이라…… 이런 말을 만.. 좋은 글/소설 9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