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어시장을 펼치다 / 강성재
당선작> 어시장을 펼치다 / 강성재 초승달 어둑새벽 선잠 깬 종소리에 경매사 손짓 따라 어시장이 춤을 추고 모닥불 지핀 계절은 동백꽃을 피운다 항구엔 수유하는 어선들의 배냇잠 활어판 퍼덕이는 무지갯빛 물보라 물메기 앉은자리 곁 삼식이도 웃는다 눈뜨는 붉은 해 동녘 하늘 헤엄치고 활강하는 갈매기 떼 생사의 먹이 다툼 금비늘 남해 바다엔 파도가 물결친다 자자자, 떨이를 외치는 어시장 안 손수레 바퀴가 풀고 가는 길을 따라 햇살도 날개 펼치며 오금 무릎 세운다 당선소감> 삶 다하는 날까지… 물보라 치는 싱싱한 시조 쓸 것 당선 전화를 받은 날은 정년퇴직 후 어렵게 재취업한 국가산업단지의 어느 일터에서 온몸을 바쳐 일하다가 조금 여유가 생긴 날이었습니다. 제가 서 있었던 길 가장자리 공터엔 자라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