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경제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오라해서 갔더니 - 강성오 오라해서 갔더니 - 강성오 문자가 왔다. 일회용 커피를 종이컵에 넣어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 놓고 재빨리 문자를 확인했다. 오늘 열 시까지 사무실로 들어오세요. 문자를 보낸 이는 거래처 이 과장이었다. 궁금증이 일었다. 김 대표는 이 과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뚝뚝하고 다소 거만한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흘러나온다. 김 대표는 아침 인사를 간단히 한 뒤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이 과장은 별일 아니란다. 들어오시면 알게 된다는 성의 없는 말만 들려왔다. 김 대표가 다른 말을 막 하려는데 이 과장이 회의 준비해야 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 과장의 목소리에 공손함이나 친절함은 하나도 묻어나지 않았다. 별일 아니라지만, 찝찝한 기운이 마음 깊은 곳에서 머리끝까지 차오른다. 입안에도 꺼림칙한 뒷맛이 진하게 감돈.. 좋은 글/소설 12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