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상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오리손을 꼭 잡고 / 장인선
당선작> 오리손을 꼭 잡고 / 장인선 루희가 한참이나 통화하더니 전화를 끊자마자 나에게 달려온다. “민하야아아.” 코맹맹이 소리에 말꼬리가 길어진 걸 보니 뭔가 아쉬운 소리를 할 모양이다. “파자마 파티 가자니까! 전엔 그렇게 자랑하더니 왜 안 간다는 거야. 난 이번이 처음이란 말이야.” 역시나 파자마 파티 얘기다. 이미 여러 번 안 간다고 말했다. 파자마 파티가 바로 오늘 밤이고 이제 몇 시간도 남지 않았는데 저 난리다. 혼자 갈 것처럼 말하더니 인제 와서 딴소리하는 건 이모가 허락해주지 않아서겠지. 루희와 나는 이종사촌이다. 우리는 동갑에 생일도 둘 다 오월이다. 집이 가까워서 2년 전 루희네가 이사 가기 전까지는 거의 쌍둥이처럼 자랐다. 2년 동안 나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루희가 여전히 철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