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오아시스 편의점 / 김미진
오아시스 편의점 / 김미진 사장님 호출문자 자라목이 나온다 후루룩 컵라면에 삼각김밥 먹는 저녁 진열대 위 상품으로 흔들리는 긱잡* 인생 비상구 더듬으며 사막을 걸어간다 신기루 만지다가 소소초에 찔리는 손 웅크린 낙타의 등에 달빛만 부서진다 수십 장 입사원서 흩날리는 모래바람 사구에 처박혀도 오아시스 향해 걷고 울음을 널어 말리며 유통기한 늘려간다 *긱잡(gig job); 필요할 때마다 계약직, 임시직을 하는 사람 "소심한 문학소녀가 시조의 매력에 빠졌다" 당선 통보를 받던 날 감격의 눈이 내렸습니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에서와 같은 눈바람을 맞으며 하염없이 산으로 오르는 나를 보았습니다. "독락당(獨樂堂) 대월루(對月樓)는/벼랑 꼭대기에 있지만/(중략)/누굴까, 저 까마득한 벼랑 끝에 은거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