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애주가의 결심 / 은모든
애주가의 결심 / 은모든 ‘술희’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자타공인의 애주가인 만 스물아홉 살의 신주희. 오너 셰프라는 최종 목적을 향한 중간 단계로 도전한 푸드 트럭 운영에 실패한 주희는 무일푼에 심신의 에너지까지 바닥난 채 연말을 맞이한다. 그러던 주희에게 대학 선배의 집에서 열린 송년회는 잠시나마 유쾌한 주당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자리가 되어준다. 그곳에는 한참 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오랜만에 발견한 설레는 남자, 다양한 주종의 술이 넘칠 듯 구비돼 있었다. 그러나 여태껏 단 한 번도 필름이 끊겨 본 적 없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일이 무색하게 그날 밤 주희는 생애 처음으로 필름이 끊긴 채 녹다운되고 만다. 이튿날, 두 동강난 기억과 밀려드는 후회 속에 망연자실해 있는 주희. 그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