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광남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은하계 미르 / 양지영
당선작> 은하계 미르 / 양지영 분명 사람 발소리다. 은하는 잽싸게 소리가 난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창문에 검은 형체가 휙 내달리는 게 보였다. 얼핏 보아 몸집이 작은 사람 같았다. 은하는 며칠 전 아빠가 놓친 신비초 도둑일 거로 생각했다. 놈은 그날 신비초 훔치는 걸 실패했다. 그러니 다시 온 게 틀림없다. ‘아빠한테 연락할까? 아니야. 그럼 늦어.’ 아빠는 지금 한남시 본부에서 회의 중이다. ‘내가 잡는다!’ 은하는 팜팩토리 문을 박차고 나가 놈의 뒤를 쫓았다. 놈은 산꼭대기를 향해 달렸다. ‘쳇, 이 정도는 눈 감고도 오를 수 있지.’ 이 길은 은하가 다섯 살 때부터 열두 살인 지금까지 아빠랑 매일 오르내린 산길이다. 은하가 펄펄 나는 듯이 따라잡는 것에 비해 놈은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