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강원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코타이 순환선 / 이언주 코타이 순환선 / 이언주 공항 터미널 시계탑 바늘이 3시 45분을 지나고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승합차를 운전하는 폴이 주차장 쪽에서 걸어왔다. 손에는 무릎담요가 들려있었다. “추워요. 이거.” 폴이 담요를 건네주었다. 담배를 피던 나는 그를 향해 담뱃갑을 내밀었다. 들쭉날쭉 밀려 나온 담배 한 개비를 빼내 폴이 입에 물었다. 라이터를 켜서 건네자 그는 손바닥으로 바람을 가리며 얼굴을 가까이 댔다. 이마에서 떨어지는 콧날과 날렵한 턱선이 불빛에 드러났다. 한국인이라도 외국에서 자라면 저렇게 되나 보다, 라고 잠시 생각했다. “남미서 왔다면서요?” “과테말라요.” “마카오에 온 지는 얼마나 됐어요?” 폴은 잠시 눈을 끔뻑거렸다. 머릿속으로 날짜를 세는 표정이 소년 같았다. 그을린 얼굴에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좋은 글/소설 3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