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농민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닭집 여자 / 이휘빈 닭집 여자 / 이휘빈 부용닭집 닭들이 울지 않는다는 푸념은 뻥튀기되는 부동산 개발 소문을 비집지 못했다 경자씨 허기가 머뭇거리는 것도, 유진이 글을 못 쓰는 것도 다 신축공사 탓인 듯했다 닭장은 여전히 고요했다. 경자 씨는 기울였던 허리를 펴고 평상에 걸터앉았다. 사흘 내내 팔린 닭 한 마리가 없었다. 가을이 어느덧 깊어졌는데 파리들은 여전히 닭집 안에서 우글거렸다. 파리채를 들었을 때, 상자 안에서 보리가 몸을 세우고 컹컹 짖다가 경자 씨와 눈을 마주치자 그대로 빤히 바라보았다. 이것도 결국 힘들구나, 경자 씨는 보리의 누런 머리에 손을 얹었다. 보리는 몸을 낮추고 박스 아래 앉아 낑낑대었다. 파리채 휘두르는 소리가 멈췄을 때 쇠가 쇠를 때리는 소리가 부용닭집 앞을 다시 휘저었다. 경자 씨는 길 건너 .. 좋은 글/소설 7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