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인어의 시간 / 곽민주
당선작> 인어의 시간 / 곽민주 주영은 계단과 엘리베이터 사이에서 잠시 고민했다. 지하 2층에서 지상 2층까지 고작 4개의 층을 오르면 되는 일이었으나 주영은 꼭대기 층에 머물러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언덕배기에 있는 병원 입구에 도착하기까지 관자놀이에 맺혀 있던 땀은 어느새 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주영은 손등으로 제 얼굴을 간지럽히는 땀을 닦아내고는 곧바로 손부채질을 했다. 몸에 있는 더운 기운을 빼내기 위해 입 밖으로 후우하고 바람을 불 때마다 어금니 안쪽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가만히 있을 땐 얼얼한 느낌이었고, 물을 마실 땐 시린 것 같았으며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땐 윗니와 딱딱 부딪히는 감각이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이가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을 땐 주로 묽은 음식을 먹었다.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