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무겁고 가벼운 / 장인회
무겁고 가벼운 / 장인회 수레의 눈은 온통 폐지에만 끌려서 누가 먼저 다녀갈까 조바심 난 발걸음 새벽녘 소음도 잠든 골목을 가로 지른다 몇 십 년 구른 바퀴 한쪽으로 기울어도 신전을 오르듯 포기 없는 생의 터널 실직은 깊은 그늘로 젖어서 더 무겁다 일용할 양식 앞에 가난은 또 등이 굽어 끌어도 떠밀어도 꿈쩍 않는 앞날을 오늘도 뒤적여본다 환한 양지 그 가벼움을 강풍 경보 문자와 함께 도착한 신기루 같은 당선 소식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괜스레 설렜습니다. 신기루 같았던 신춘문예, 가제트 목으로 새해 신문을 기다리곤 했습니다. 기후 이상으로 겨울이 더디게 왔습니다. 긴 가뭄 끝에 내리는 비가 꼭 장맛비처럼 사나웠습니다. 강풍 경보를 알리는 문자와 당선소식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오랫동안 설레던 주파수가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