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수목원 / 전진자 수목원 / 전진자 오월이 세상에 길을 놓고 있다악보도 없이 나무들이 몸관악기를 연주한다피톤치드 피톤치드 바람에 추임새가 들린다방문객을 향해 귀를 쫑긋 세우며 들꽃들이 수다를 떤다당신은 어디서 왔는가송화가루 음율이 간절하다나만 빼고 모두 봄이라 한다시린 생각을 저들에게 들키고 말았을까내안에 있던 머뭇거림이 슬쩍 빠져나가려 한다당신은 어디까지 갔는가오전의 나뭇잎과 오후의 나뭇잎의 태도는 다르다길어진 만큼 어떤 것은 짧아진다멧새소리와 멧새소리가 모여 떼울음 이 되려한다당신도 듣고 있는가귀를 닫고 눈을 닫아도 길은 더 선명해지고 있다오월엔 나무들처럼 천천히 걸어와도 좋다그리움이 잔뜩 우거진 당신의 숲을 향해 "엄마를 만나러 가는 과정을 담은 비망록" 며칠간 농업연수를 다녀왔다. 익숙지 않은 향신료에 관한 교육을.. 좋은 글/시 7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