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국불교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점자블록 / 이승애 점자블록 / 이승애 하얀 지팡이가 두드리기 전에는 등뼈처럼 길게 이어진 점자에 지나지 않았다. 지팡이가 톡 톡 톡 토 독 톡 톡 두드리자 점자는 마침내 길이 되었다. 안내견 없이도 갈 수 있는……. - 내가 마음속에 기르는 것들 길가의 은행나무가 추위 속에 발을 동동거립니다 제가 경영하는 조은술세종(주) 양조장에서 정신없이 일을 하다 전화를 받았습니다 툭, 하고 심장이 멈추는듯한 이 기쁨 시를 쓰면서도 동시에 목말라서 조금씩 다가서다 보니 내 마음속에는 꽃과 나무 하늘과 길들이 조금씩 자리를 차지하고, 사물들과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내 마음에 아이가 자리 잡아 태동을 시작하는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아이의 눈으로 사물을 구별하는 법을 알았습니다 나무가 왜 겨울 내내 침묵하는지, 얼음 속에서 꽃눈을 .. 좋은 글/동시 2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