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동양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꿈 / 허윤종
꿈 / 허윤종 꿈 하나를 접어야만 할 때우리는 또 하나의 꿈을 꾸어야 한다볕 좋은 날을 시기하는 소나기처럼때때로 고난이 다가와 곁에 앉아도그대 꿈에 이별을 고하지 마라바람이 날개가 꺾인 채 날지 못하는 건꿈을 잃었기 때문이다누웠던 풀잎이바람의 뒷덜미를 부여잡고 끝내 일어서고난간 위를 걷던 달팽이가햇살의 발길질을 이겨내는 것이 바로 꿈이다달동네 빛바랜 전단지에도 여전히 꿈은 살아있다도저히 이대로는 눈감을 수 없다는 듯다 지워져가는 글자를 딛고 서서그 끈을 놓아버린 누군가를 나무라고 있다찢긴 날개로도 창공에 소리치는잠자리의 함성이 들리지 않는가삶이란 경우의 수가 아니라반드시 보내야만 되돌아오는 메아리 같은 것상처 없는 꿈은 꿈이 아니다내게 온 꿈들이 상처투성이가 되어가는 건온전해지기 위한 몸부림이다수많은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