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제레나폴리스 - 조선수
제레나폴리스 / 조선수 분명 어제와는 다른 날이었다. 개가 짖듯 매미가 울었다. 컹컹, 방 안을 기웃거렸다. 방충망을 뚫고 37층 아파트 안으로 들어올 듯 맹렬하게 울어댔다.매미가 왔어요, 갑자기 거실에 스피커를 틀어놓은 것 같았다. 방충망에 붙어서 집 전체를 뒤흔들었다. 그러다 매미 소리가 딱 그쳤다. 한 순간 메이는 창턱에 올라선 고양이가 매미와 대적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둘이 눈싸움을 벌이는 듯했다. 고양이가 앞발을 들자 이윽고 매미는 사라져버렸다.몇 분만 지나면 친구들이 올 것이다. 친구 셋이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같이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신다. 2년째 계속되는 그녀들과의 약속이다. 그때그때 있었던 일들을 시시콜콜히 이야기하며 셋이서 소주 두 병을 소비하는 모임. 평일 저녁에는 보통 친구를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