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옆구리 증후군 - 조경선 옆구리 증후군 / 조경선 손가락을 때렸다 매일 하는 일인데못은 이미 달아나고 의자는 미완성인데날아 온 생각 때문에 한눈팔고 말았다상처 많은 나무로 사연 하나 맞추어 간다원목의자만 고집하는 팔순의 아버지에게때로는 딱딱한 것도 안락함이 되는 걸까어머니 보내고 생의 척추 무너진 후기우뚱 옆구리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슬픔을 지탱하기엔 두 다리가 약하다낯익은 것 사라지면 증후군에 시달린다최초의 의자는 흔해빠진 2인용우리는 가까운 사람을 익숙할 때 놓친다 나무를 다듬는 일이 요즘은 두려워집니다. 끌로 모서리를 쳐내고 죽은 참죽나무의 변죽을 다듬어 봅니다. 외풍을 견디느라 거칠어지고 휘어진 것이 눈앞에 있습니다. 한참을 깎아 내고 다듬다 보면 벗겨져 나간 껍질들이 내 손의 흐름을 지켜보며 재탄생의 떨림으로 다가옵니다... 좋은 글/시조 9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