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무너진 식탁 - 조영한 조영한 ‘무너진 식탁’ 영목은 더부룩해진 배를 쓸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뱃속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날 때마다 그는 신트림을 내뱉으며 통증이 일어나는 옆구리를 손으로 짚었다. 그러나 요통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는 엉덩이까지 축 처진 배부른 가방을 멘 채 계단을 오르다가 결국 층계참에 신물을 툽, 하고 뱉어냈다. 층계참 바닥으로 누렇고 자그마한 얼룩이 파스텔처럼 번졌다. 그는 원망스런 눈초리로 얼룩을 쏘아보더니 다시 가방을 들썩이며 계단을 올랐다. 영목은 계단을 오르면서 점심 때 교내식당에서 먹었던 수수밥과 시금치된장국, 고등어조림과 계란찜을 떠올리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점심시간 때, 영목은 밥과 반찬들을 식판에 넉넉히 퍼 담고는 기울기가 비스듬한 식탁 위에 그것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그가 수.. 좋은 글/소설 12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