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붕어빵 안에는 배고픈 고래가 산다 / 조효복
붕어빵 안에는 배고픈 고래가 산다 / 조효복 아이의 웃음에선 생밀가루 냄새가 났다접시 위에 수북이 담긴 고기를 자랑하는 아이가쁜 숨을 내쉬며 조그마한 얼굴이 웃는다콧등을 타고 오른 비음이 아동센터를 울린다해를 등지고 앉은 언니는 아빠를 닮았다그늘진 탁자에는 표류 중이던 목조선 냄새가 비릿하게 스친다구운 생선을 쌓아두고 살을 발라낸다분리된 가시가 외로움을 부추긴 친구들 같아 목안이 따끔거린다흰 밥 위에 간장을 붓고 또 붓는다짜디짠 바람이 입 안에 흥건하다훔쳐 먹다 만 문어다리가 납작 엎드린 오후건너편 집 아이가 회초리를 견딘다튀어나온 등뼈가 쓰리지만 엄마는 버려지지 않는다매일 다른 가족이 일기 속에 산다레이스치마를 입은 아이가 돈다까만 유치幼齒를 드러낸 아이가 수틀을 벗어난 실처럼 돌고 있다귀퉁이를 벗어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