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매일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종(種)을 사랑하는 법 / 강동우
종(種)을 사랑하는 법 / 강동우 늙은 강아지가 좋다. 눈물이 그린 세월의 흔적, 윤기 없는 털이 서로를 꼭 붙든 모습,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회색 눈동자, 이 모든 것이 좋다. 인생의 고난을 반려견 똘똘이의 황혼기와 함께했기 때문일까. 길을 걷다 보면 피부가 마모된 개들에게 유독 시선을 빼앗긴다. 첫 직장이라는 절벽에서 호기롭게 뛰어내린 젊은 독수리는 날개가 부러져 추락하고 말았다. 날개 꺾인 독수리를 가장 오랜 시간 지켜본 건 황토색 새치 가득한 요크셔테리어였다. 일원도 못 버는 백수가 똘똘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자전거 앞에 바구니 하나 매다는 것뿐이었다. 다리가 닳고 닳아 걷지 못했던 작은 강아지는 바깥바람을 좋아했다. 앉는 것조차 힘든 늙은 아이를 위해 바구니에 푹신한 천도 깔았다. 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