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고독의 방 / 차진주
고독의 방 / 차진주 사방으로 흐르는 하이얀 잉크에투명한 창을 내고 시를 쓴다바람을 묶어 단단히 메어두고그 시로 난 길에 청보리밭청명한 내음이 입속에 오도독 씹힐 때영원으로 가는 내밀한 계단이나직이 나를 부를 때그 손 잡아 여여히 흐르는 강으로 회양목을 돌아고이 들어앉은 앉은뱅이 숲오래된 서커스처럼 안개 같은 향이 피어 오른다영혼을 견인하는 차 야곱의 사다리스톡홀름 증후군콰지모도 콤플렉스의 아가씨들영원을 향한 길목에서 자유를 찾은 소녀들의 밤인생의 복락 삶의 뒤안길수를 셀 수 없는 생의 명과 암시간을 잊은 고독의 방파두의 라틴어 원류가깨어 있는 영혼으로 침묵을 두드리며 춤을 춘다 아서라,영겁의 향기 부처님 자비가고독을 빛으로 가득 채운다 "부처님 넉넉함처럼…시는 나의 오랜 친구" 아침 산책을 마치고 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