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치유하는 풍경, 분유하는 공동체(이기리론) / 정원
당선작> 치유하는 풍경, 분유하는 공동체(이기리론) / 정원 세상에는 ‘잊을 수 없는’ 사람들과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일반적으로 잊어버려도 상관없지만 ‘잊을 수 없는’ 사람들1이다. 나 혹은 우리에게 구원의 순간을 마련해준 사람들부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사람들까지. 그리고 한편에는 폭력과 무관심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나의 운명일 수도 있었을 그들은 우리에게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다. 공동체는 ‘그들’을 최소한으로 삭감하기 위해, 최대한 재현할 필요가 있다. 시는 공동체의 상처를 재현하고 폭력을 형상화하면서 사회의 ‘앓는 마음’을 공표하고, 독자는 그 마음을 들여다보며 분노와 비극의 정념을 분유하고 폭압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었다. 시인은 자기 상처를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