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동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펑크록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 - 송지현
펑크록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 - 송지현 내가 빨대맨을 처음 만난 것은 고교시절, 20세기 후반의 일이었다. 당시는 펑크록이 유행하고 있었다. 나는 모의고사의 세계가 영원히 계속될 줄로만 알았다. 도무지 지금 이것이 나의 실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누군가 ‘지금까지는 연습,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해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펑크키드들은 매일같이 마약의 이름을 딴 클럽 앞에 모였다. 공연이 있건 없건 밤이건 낮이건 그 앞엔 항상 펑크키드들이 어슬렁댔다. 본디지팬츠, 클리퍼, 시드비셔스의 얼굴과 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라는 문구가 프린트된 옷이 유행했고, 티셔츠건 신발이건 가리지 않고 스터드 장식 여러 개를 박아 넣었다.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