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폭설 밴드 / 노은
당선작> 폭설 밴드 / 노은 팝콘은 함성이라서 우리는 스네어 드럼을 밟는다 산과 하늘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간이 오면 저 멀리서 늑대의 우두머리가 하울링하는 소리가 들렸다 교실 안 아이들의 핸드폰에 폭설 경보음이 울리고 뒤적거리다 발견한 서랍 속에서 눅눅해진 팝콘 밴드 합주실은 꼭대기 층에 있어서 아이들은 지붕 없는 교실에서 자습을 했다 쿵, 쿵 우리는 무언가를 떨어뜨리기도 하였는데 무언가와 바닥이 부딪히는 소리는 생각보다 커서 옥상에서 어떤 아이가 얻어터진다는 소문이 학교에 돌았다 누군가 죽은 게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너는 그렇게 말할 것 같았다 퓨즈가 나가고 모두 조용해지는 한 순간 기억 속의 학교는 영원히 어두울 것만 같아, 내가 말했다 셀 때마다 달라지는 계단의 수 잡히는 대로 꽉 쥘 수밖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