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피에카르스키를 찾아서 / 도재경
피에카르스키를 찾아서 / 도재경 간판도 없는 상점 입구에는 한쪽 날개가 부서진 천사의 조각상이 걸려 있었다. 그곳은 일관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허름한 잡화점에 지나지 않았는데 뽀얀 먼지가 가득한 진열장에 유난히 반짝거리는, 그러나 축 처진 눈매 탓에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이는 난쟁이 동상 하나가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사실 녀석은 입이 쩍 벌어져 있는 것을 제외하곤 거리를 산책하며 보았던 여느 난쟁이 동상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거리의 녀석들은 제각기 독특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는데 가령 화재로 복원 중인 성 엘리자베스 성당 앞에는 불 끄는 소방관 난쟁이 동상이, 노천카페 부근에는 보드카와 맥주를 마시는 술주정뱅이 난쟁이 동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람들의 손길을 타 반지르르한 거리의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