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현관은 수국 뒤에 있다 / 김채원 현관은 수국 뒤에 있다 / 김채원 몹시 무더운 아침 무렵, 동우와 석용은 햇빛을 피해 자양동 거리의 지하도를 따라 걷다가 자판기 사진을 찍는 기계를 보았다. 사진 찍을래? 석용이 물었다. 아니. 동우가 대답했다. 두 사람은 자판기 사진을 찍는 기계에 들어가 자판기 사진을 찍었다. 플래시가 터지는 기계가 아니었는데도 어째서인지 얼굴이 전부 하얗게 뭉개져 있어 두 사람은 사진을 오래 들여다볼 것도 없이 각자 주머니에 넣고 다시 걸었다. 창문만 보면 뛰어내리고 싶게 만드는 약이 있대. 석용이 말했다. 그걸 먹게 되면, 창문을 볼 때마다 웃으면서 전력으로 달려간다는 거야. 뛰어내리려고. 기분이 어떨까. 아무래도 이상하겠지. 영영 안 올 줄 알았던 사람이 저편에서부터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겠지.. 좋은 글/소설 3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