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강원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택배를 기다리는 동안 - 조수연
택배를 기다리는 동안 / 조수연 L은 서서히 그들을 떠나가고 있었다. 그가 막, 들어선 곳이 입구인지, 출구인지는 중요하지가 않았다. 그는 자꾸만 뒤돌아보았다. 늦어도 내일 아침에는 택배가 도착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오늘 택배가 잘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하루만 더 버티면 아내가 보낸 택배를 받을 수 있다. L은 할 수 있는 한 견디려 했다. L은 굳은 표정으로 동트는 새벽을 바라보았다. 새벽은 차고 축축했으며 적막했다. 나눌 체온 없이 서늘한 상체를 문 밖으로 내밀었으나 공기의 질감은 눅눅했다. 아주 잠깐 서있었는데도 쌀자루를 짊어진 것처럼 어깨가 무거워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L은 어머니의 흔적이 배어 있는 거실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