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8구역 배추자 여사 / 김효진
8구역 배추자 여사 / 김효진 “야! 할머니는 잘 계시니? 너희 할머니 무섭지?”민상이다.민상이는 친구도 많고 활발하지만, 내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쓸데없이 말을 걸어 귀찮게 굴거나 자꾸만 내 약점을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내 앞에서 엉덩이를 씰룩대고, 상체를 마구 흔들어 보이며 물었다.“너 8구역 사는 거 맞지? 거기 무섭지 않아?”우리 동네는 큰길을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와 재개발 구역으로 나뉜다. 민상이는 내가 재개발 8구역에 사는 걸 알고 콕 집어서 말을 했다. 지나가는 아이들이 민상이를 보고 피식피식 웃었다. 민상이가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건 나를 놀리려고 하는 건데, 정확히는 우리 할머니 배 여사 흉내를 내는 거다.나는 민상이에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진짜 무서운 거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