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광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V 난청 / 박정수
V 난청 / 박정수 밀접접촉자이므로 검사를 받으라는 전화가 왔다. 그는 받지 못 했다. 줌(Zoom)을 통해 피의자를 심문하던 중이었다. 곧이어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다. 줌에서 나오는 기계음은 이따금 끊기거나 하울링이 생겨서 그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오른쪽 귀에 이명이 심한 그는 왼쪽 귀를 스피커 쪽으로 기울였다. 한 시간 가량 원격 심문을 했더니 눈알이 까슬까슬하고 귀가 쟁쟁거렸다. 목운동을 하고 눈에 인공눈물을 떨어뜨렸다. 귀를 시원하게 해주는 크림이 있다면 귓속에 바르고 싶었다. 그제야 문자를 확인했다. [동대문구] 귀하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했으므로 거주지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고 2주간 격리해야 합니다. 이 메시지를 보는 즉시 본 보건소로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보건소에 전화했더니 경찰 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