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배웅 / 류미연
배웅 / 류미연 벌떡 일어나 앉으니 홰치는 소리가 들렸다. 퍼덕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다시 누웠다. 곧 새된 울음이 터져 나오겠지만 잠깐이라도 바닥에 등짝을 붙이고 싶었다. ‘홰만 치고 울지 마라, 이 놈아’ 그놈의 길쌈만 하면 잠이 쏟아졌다. 길쌈하는 밤은 가는지 오는지도 모르는 깊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새기 전에 눈이라도 붙여야 하는데 베는 더디게만 짜였다. 거기다 시어머니는 삼을 곱게도 삼았다. 고운 실로 만든 북은 보기가 좋았고, 베를 짜놓으면 결이 고와 모시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베 짜는 사람한테는 그런 고역이 없었다. 시어머니가 북을 만들어 자랑할 때마다 보기 좋다며 장단을 맞추는 건 나다. 그건 며느리를 늘 마뜩찮아 하는 시어머니의 비위를 맞춰보고자 하는 심산이었다. 돌아서면 저걸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