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명옥헌 별자리 / 최재영
명옥헌 별자리 / 최재영 원림에 드니 그늘까지 붉다명옥헌*을 따라 운행하는 배롱나무는별자리보다도 뜨거워눈이 타들어가는 붉은 계절을 완성한다은하수 쏟아져 내리는 연못 속 꽃그늘그 그늘 안에서는 무엇이든 옥구슬 소리로 흘러가고어디선가 시작된 바람은 낮은 파문으로 돌아와우주의 눈물로 화들짝 여울져 가는데,기어이 후두둑 흐드러지는 자미성(紫微星)*연못 속으로 어느 인연이 자맥질 해 들어왔나문이란 문 죄다 열어젖히고한여름 염천에 백리까지 향기를 몰아간다그 지극함으로 꽃은 피고지는 것제 그림자를 그윽히 들여다보며아무도 본 적 없는 첫 개화의 우주에서명옥헌 별자리들의 황홀한 궤도가 한창이다한 생을 달려와 뜨겁게 피어나는 배롱나무드디어 아무 망설임 없이 안과 밖을 당기니활짝 열고 맞아들이는 견고한 합일의 연못눈물겹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