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전남매일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어색한 전쟁 / 김보미
어색한 전쟁 / 김보미 분명했다. 누군가 우리 집에 살고 있었다. 우리 가족 말고 낯선 누군가가. 나는 오늘도 오싹 소름이 돋은 채 잠에서 깼다. 한 달 쯤 전이었다. “엄마야!” 깊은 새벽, 나는 침대에서 용수철처럼 튀어나왔다. 누군가 다가와 내 머리카락을 훑고 지나갔다. 사람의 손길이라기엔 너무도 가늘고, 재빨랐다. 하지만 집 안엔 아무도 없었다. 엄마는 대기업 요리연구가에 아빠는 자동차 회사 엔지니어였다. 엄마, 아빠는 새벽같이 나가서 밤 늦게 돌아왔다. 나는 늘 혼자였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달랐다. “엄마야!” 하고 소리친 건 내가 아니라 우리 엄마였다. 나랑 아빠는 깜짝 놀라 거실로 튀어나왔다. 시계를 보니 새벽 6시 반이었다. “무슨 일이야?” 아빠 말에 엄마가 대답 대신 휴대폰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