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농민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연소증후군 / 최영희
연소증후군 / 최영희 굵직굵직한 사고를 치고 들어온 환자들 그 히스토리를 듣다 보면 세상이 지뢰밭처럼 느껴졌다 병실 창가에 놓아둔 바이올렛 화분이 바짝 말라 있었다 진수가 있는 동안 꽃이 내내 피고 지고 했는데… 의존성이 강한 약물중독은 도마뱀 꼬리보다 더 질기다 환자들은 실낱같은 정맥을 찾아내 환각 속으로 빠져 들었다 얼음장처럼 서늘해진 관계 과부하가 걸린 몸으로 오래걸었다 푹 다리가 꺾여버렸다 그리고 그 아이가 돌아왔다 눈을 떴다. 새벽이었다. 몸이 물을 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지난밤 탈주범이 자수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늦게서야 잠이 들었다. 시계 초침이 몇바퀴를 돌고 난 다음에야 출근을 서둘렀다. 겨울은 데이근무가 힘든 계절이었다. 집을 나섰다. 1층 출입문 앞에 서자 자동개폐기의 문이 열리면서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