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불교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풍뎅이를 만난 거저리 / 이수윤
풍뎅이를 만난 거저리 / 이수윤 숲속의 새 아침이 밝았어요. 아름드리 참나무 밑둥을 나선 풍뎅이가 시원하게 기지개를 켰어요. 그리고 한 쪽 방향으로 기고 또 기어갔어요. 숲속을 돌아보기 위해서지요. 풍뎅이는 살충제로 가족을 모두 잃고 이 숲까지 날아왔거든요.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처음 나서는 길이에요.초록 나뭇잎은 내리는 햇살과 술래잡기라도 하듯 반짝였어요. 모처럼 보는 아름다운 숲속 풍경은 깊은 슬픔도 잊게 만들었어요. 저절로 나오는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앞으로 나아갔어요. 얼마 후 멀리 나무 사이로 무엇인가 희끗희끗 보였어요. 놀란 풍뎅이가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가까이 다가간 풍뎅이는 가슴이 덜컹했어요. 그것은 커다란 건물이었어요. 맑은 공기와 새소리가 가득한 숲에 슬레이트 지붕을 이고 있는 회색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