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8. 친절한 오쉬 사람들.


(2013년 6월 29일)


오쉬 시장 탐방



  술라이만 산을 구경하고 나니, 배가 고팠다. 그래서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시장 구경을 좋아한다.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도로와 덕지덕지 붙은 현수막들이 시장 근처에 왔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우리가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생필품을 파는 시장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다떨어진 슬리퍼를 하나 구입했다. 날씨가 덥기 때문에 슬리퍼를 신을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 다음 들린 곳은 야채나 채소 등을 파는 시장이었다. 배가 고픈 우리들은 식당을 우선적으로 찾았다.



  오늘의 메뉴는 샤슬릭. 먹음직스러운 닭고기 샤슬릭을 주문했다. 더운 날씨에는 역시 맥주와 함께 먹어야 더욱 맛있다.



  식사를 마치고 또 다시 시장 구경에 나섰다. 시장을 구경하면서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어카를 타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했다. 아마 시장 상인의 아이들일 것이다. 이 아이들은 아마 부모님의 생업을 물려받을 것이다. 과연 아이들의 삶이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천진난만한 아이들 표정에 입가에 미소가 멤돌았다.



  시장 상인들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디에서 왔냐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우리는 여러 장의 사진을 찍고, 독도 엽서를 선물로 나눠주었다.



  시장에 계신 모든 분들이 따스한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봐주었다. 상인들은 근처 사진관에서 우리가 찍은 사진을 인화하길 원했다. 그래서 인화작업까지 마치고, 우리는 사진들을 나눠주었다.


  숙소를 향해 돌아가는 우리들 손에 듸냐 한 통을 쥐어준다. 따스한 정이 느껴졌다.



공원에서 만난 사람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공원을 하나 발견했다. 그곳을 지나는데 할아버지들께서 체스를 두고 계셨다. 가까이 구경하다가 함께 체스를 두자고 하시길래, 대표로 친구를 추천했다.



  친구는 진지한 표정과 행동으로 체스를 두었다. 내심 친구의 승리를 바랬다.



  또 다른 친구는 현지인과 영어로 대화 중이었다. 

나는 뭐하지?




 물속에서 장난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나에게는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일도 의미있는 일이다.



  다시 체스를 두고 있는 친구에게로 다가갔다. 아직도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 친구.



  결국 친구가 졌다. 나는 친구가 져줬을거라 생각한다. 웃어른을 존경할 줄 아는 녀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체스를 두고 계시는 할아버지들께 인사를 하고, 숙소로 향했다.



  지나가는 길에 또 다시 보게 된 물놀이 현장!



초라해보이는 놀이기구도 이곳에선 인기다.



  깔끔하게 정돈된 공원은 오쉬 시민들의 좋은 휴식 공간이었다.



  우는 아이를 발견했다. 아이는 무엇 때문에 울까. 우는 아이를 보니 괜히 웃음이 나왔다. 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



키르기스스탄에서의 마지막 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넘어졌다. 목에 카메라를 걸고 있었는데 다행히 손으로 카메라를 감쌌기 때문에 카메라에 큰 이상은 없었다. 단지 나의 신체 일부에서 피가 나거나 살짝 상처가 났을 뿐.

  괜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1년 동안 정든 내가 내일 키르기스스탄을 떠난다고 하니, 심술을 부리는 게 아니냐고. 신이든 정령이든 믿음은 자유고 해석도 자유지만, 나는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정을 믿고 있었고, 가지고 있었다.


  늦은 저녁이 되자, 친구들은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저녁 늦게까지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그 속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또 언제 이곳에 올지는 모르겠다. 키르기스스탄에 살면서 별의 별일을 다 겪었는데, 나쁜 기억보단 좋은 기억이 자꾸 떠올랐다. 나에게는 제2의 국가가 되어버린 키르기스탄. 고맙다.


총- 라흐맛 (매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