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상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과녁 / 이서안
과녁 / 이서안 오른발을 반 폭 든 사내가 투수의 몸짓으로 비수를 내리꽂는다. 힘이 실린 비수는 나무판을 향해 날렵하게 날아갔다. 살진 몸에 비해 꽤 날렵했다. ‘턱’ 힘이 실린 칼이 바람을 타고 나무판 진공에서 숨이 멎었다. 다시 비수는 소리를 내지르며 일제히 판에 꽂혔다. 왼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사내가 나무판을 향해 걸어간다. 구리철사에 휘감긴 칼자루가 광선에 번들거렸다. 단검의 크기는 손바닥 크기로 바지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였다. 꽂힌 칼들을 하나씩 뽑아낼 때 사내의 옆모습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칼들이 박혀 있을 때는 몰랐는데 멀리서 나무판의 파진 홈들이 일정한 모양을 이루었다. 테두리가 옻칠한 듯 자연스럽게 음영을 이룬 탓이었다. 그것은 희미하게나마 사람의 얼굴 같았다. 민의 촉이 파르르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