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불교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그냥 너 / 이경아
그냥 너 / 이경아 “저기 책 읽는 아이 말이야. 밤에는 운동장을 돌아다닌대.” “뭐? 정말?” “어제는 오른쪽을 보고 있었는데 오늘은 왼쪽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이상해.” 아이들이 나를 보며 이야기해. 아이들의 이야기에 나는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 내가 운동장을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상상을 하며 기쁘고 한 편으로는 진짜 그러지 못해서 슬픈 거야. 나는 책을 읽는 소녀 동상이야. 몸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하얀색이고 의자에 앉아있어. 치마를 입고 있고 구두도 신었지. 모자를 쓰고 있는데 챙이 넓지 않아 앞을 잘 볼 수 있어. 그리고 손에 책을 들고 펼쳐서 보고 있지. 내 보금자리는 초등학교 뒤뜰 한쪽에 있어. 아이들에게 ‘책 읽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있는 거래. 그런데 어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