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매일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금속성 이빨 / 김남미
금속성 이빨 / 김남미 허기 들린 포클레인 산동네를 잠식한다비탈에 선 집과 가게 밥 푸듯 푹 퍼 올려뼈마디 오도독 씹는 공룡 같은 몸짓으로 찢겨져 너덜대는 현수막 속 해진 말들무너진 담벼락은 철근마저 무디게 휘어날이 선 금속성 이빨 하릴없이 보고 있다 이주민 행렬 따라 먼지구름 피는 도시아파트 뼈대들이 죽순처럼 솟아오를 때만삭의 레미콘트럭 양수 왈칵 쏟아낸다 "-" 세계인들을 만나 한국을 소개하고 서로의 역사와 생활방식을 주고받는 홈스테이로 왁자지껄하던 집안이 코로나19 때문에 적막에 싸인 지 1년이 지났습니다. 한복체험과 김치 만들기, 때로는 여행가이드가 되어 그들과 함께 다니며 민간외교관이라 자부하던 즐거움을 잃어버렸습니다.그 허전함을 시조로 달랬습니다. 잠을 자다가도 잠꼬대처럼 메모지를 빼곡하게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