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바람의 풍경 - 김석인
바람의 풍경 / 김석인 억새의 목울대로 울고 싶은 그런 날은그리움 목에 걸고 도리질을 하고 싶다있어도 보이지 않는 내 모습 세워놓고 부대낀 시간만큼 길은 자꾸 흐려지고이마를 허공에 던져 비비고 비벼 봐도흐르는 구름의 시간 뜨거울 줄 모른다 내려놓고 지워야만 읽혀지는 경전인가지상에 새긴 언약 온몸으로 더듬지만가을은 화답도 없이 저녁을 몰고 온다 [당선소감] 시조로 세상을 더듬은지 7년… 시린가슴 시원하게 닦습니다 내 삶의 등댓불은 꺾이지 않는 바람이다 얼어붙은 땅거죽을 체온으로 녹이며 저 들녘 가로지르는 외눈박이 무소 같은 돌아보면, 제가 걸어온 길은 바람의 길이었습니다. 무수히 흔들리면서도 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무의식중에 바람의 보법을 권법처럼 익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어지러운 지각의 얼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