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과녁 / 김장배 과녁 / 김장배 겨운 날 활터에서 낯선 활을 당겨본다 번번이 빗나가다 운이 좋게 다가가도 내 인생 한가운데는 맞출 수가 없었다. 삶도 한낱 무예일까 날과 기(氣)도 무딘 지금 펄펄하던 지난날이 초점을 흐려놓고 빗나간 화살 한 대는 행방마저 묘연하다. 숨 고른 시간 앞에 조용히 활을 내리고 욕심의 핀을 뽑아 모난 마음 다스린다 마지막 남은 화살이 명중하길 바라며. '노력하면 과녁에 명중' 믿음으로 더욱 더 매진 낯선 길을 여러 해 동안 묵묵히 걸었다. 약학도가 감성을 조율하는 글을 쓰자니 그 흐름이 자꾸만 덜컥거렸다. 턱을 깎고 모를 죽이며 다듬기를 거듭했다. 언어를 조탁하는 일은 수신(修身)과 같았다. 운율이 조금씩 매끄러워지자 시상(詩想)이 살아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때 흐트러지려는 마음을 다잡기 위.. 좋은 글/시조 8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