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국제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낮달 - 강성
낮달 관계를 한 지 벌써 두 달 함께 식사하기도 어려운 현재 내 삶에 섹스란 사치다 여자는 사무적인 음성으로 남편의 시신을 수습한 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사랑해 아이까지 가졌던 부부 사이 였던가 무심코 비닐봉지를 머리에 썼다 봉지 손잡이를 목덜미에 묶었다 비닐봉지가 호흡에 맞춰 오그라들었다 부풀었다 했다 공기가 따스했다 교통위반 고지서가 날아들었다 신호위반 등 모두 18만원 내달 형편도 팍팍하겠다 당분간 아내에게 아이 얘기 끄집어내는 건 힘들 것 같다 아침 햇살이 방 안 깊숙이 들어와 어둠을 밀었다. 유리창 무늬를 관통한 두툼한 빛 몇 가닥이 침대 머리맡 사진액자에 닿았다. 필리핀 보라카이 해변에서 찍은 신혼여행 사진이다. 아내는 오늘 아침에도 다급하게 출근했는지 방안 곳곳에 흔적을 남겨 놓았다. 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