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낮에 접는 별 / 양수빈 낮에 접는 별 / 양수빈 홍주가 가야 할 강의실은 3층 301호실이었다. 엘리베이터는 5층에 멈춰 서 있었다. 버튼을 누르고 한참을 기다렸으나 엘리베이터는 내려오지 않았다. 버튼을 두세 번 더 누르고 나서야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홍주는 팔뚝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계단은 가팔랐고, 한 명이 겨우 오르내릴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았다. 홍주는 누군가 위에서 내려오는 상상을 했다. 그럼 누가 물러나야 할까. 아무래도 뒤에 아무도 없는 사람이 양보해야겠지. 기계적으로 다리를 움직이던 홍주가 코트 주머니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홍주는 손안에 만져지는 차갑고 날카롭고 예리한 물체의 윤곽을 더듬었다. 홍주의 엄지가 날 끝을 꾸욱 눌렀다가 날 선을 타고 미끄럽게 내려왔다. 두 개의 .. 좋은 글/소설 2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