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다섯 번째 마트료시카 - 황지나
다섯 번째 마트료시카 / 황지나 수업종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졌어요. 하지만 교실엔 여전히 떠드는 소리로 가득해서 누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도 없었어요. 지금은 수요일 6교시 미술시간이에요. 하지만 선생님은 아직 교실에 오시지 않았어요. 앞문이 쾅 소리를 내며 세게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떠드는 소리가 멈췄어요. 선생님이 두 손 가득 커다란 종이 상자 하나를 힘겹게 들고 오셨어요. 상자가 너무 무거워 보여서 선생님이 넘어질까 봐 모두 가슴을 조마조마하며 바라보았어요. 선생님은 교탁에 상자를 ‘쿵’하고 내려놓으셨어요. 그리고 더우셨는지 선생님의 팔목에 걸려있는 노란 고무줄을 입으로 빼내서 어깨까지 길게 늘어뜨린 긴 머리를 묶으셨어요.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상자에서 꺼낸 손바닥 크기의 오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