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다시 슬도에 와서 / 설경미
다시 슬도에 와서 / 설경미 얼마나 그리워야 소리로 젖어들까떠나보낸 이름조차 이마를 두드리는곰보섬 뚫린 바위 속 해무가 휘감긴다 아기 업은 돌고래 암각화 뛰쳐나와바다와 맞닿은 곳 제 그림자 세우며물살로 솟구치는 몸 허공을 겨냥한다 바다로 가는 길이 다시 사는 일이어서견디며 삼킨 울음 앙금으로 남은 말한겹씩 걷어낸 난간 간간이 말려놓고 구멍 난 살점마다 촘촘히 홈 메우듯그제야 돌아앉아 거문고를 타는 섬얼마나 그리워해야 소리로 젖어들까 "힘든 글쓰기 견뎌 영광…가슴 따뜻한 시조 써나갈 것" 문밖에 겨울바람이 몰아치던 하오 무렵 농민신문사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몇가지 질문에 답할 때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그 뒤 이틀이 지나서야 당선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울컥 목이 메었습니다. 연말이면 늘 풀 죽어 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