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다시 와온 / 장은해
다시 와온 / 장은해 1. 물과 뭍 진한 포옹 순천만에 와서 본다 잗주름 굽이굽이 하루해를 업은 바다 붉지도 희지도 않은 갯내 살큼 풀고 있다 우련해진 개펄 끝을 찰방대는 파도소리 오뉴월 함초 같은 슬픔의 싹 돋아나도 갈마든 밀물과 썰물 그 아래 잠이 든다 2. 말뚝망둥어 뒤를 좇던 달랑게 한 마리가 붉덩물 둘러쓴 채 물고 오는 해거름 빛 저들도 가슴 뜨거운 사랑이 있나 보다 손에 손 마주잡은 연인들의 달뜬 눈빛 밤바다에 등을 달 듯 별 하나씩 켜질 때 따뜻한 남녘 바람이 내 어깨를 쓸고 간다 ‘열정 이기는 나이 없다’ 증명해 뿌듯 꿈이라면, 제발 깨지 말기를 기도합니다. 시조라는 글 감옥에 갇혀 신춘문예의 늪을 헤쳐 나오기까지의 시간은 참으로 멀고도 멀었습니다.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이 더러는 당선의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