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당장 필요한 / 서동욱 당장 필요한 / 서동욱 마리는 올해 스물다섯 살로 준보다는 네 살이 많았다. 둘은 만나기 전부터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는데, 그건 한집에서 살고 있는 지금도 그랬다. 준에게는 두 번째 직장이었다. 첫 직장이었던 단추 염색 공장에서는 매일 지독한 냄새를 맡아야 했기 때문에 그는 지금 하는 일에 만족했다. 그러나 마리는 아니었다. 그녀는 이전에 다녔던 직장들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것과는 상관없이이번 직장이 여덟 번째, 아니면 아홉 번째쯤 됐는데 일을 시작하고 나서 바로 다음 날부터 안 나간 것까지 합하면 그보다 더 될 수도 있었다언제든 일을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쓸 돈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일을 구하기 전까지는 그만둘 수 없었다. 그들은 모아둔 돈이 전혀 없었다. 같이 살게 되면서 그들은.. 좋은 글/소설 6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