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마키코 언니 / 김영주 마키코 언니 / 김영주 마른 잎 하나가 김이 피어오르는 허공에서 팔랑거리다 노천탕 수면에 내려앉는다. 머리에 하얀 수건을 둘러쓴 마키코 언니가 물살을 밀어내며 엄마 곁으로 슬그머니 다가간다. 영락없는 모녀 사이다. 언니의 낯빛이 어린아이처럼 해맑다. “옛날에 저하고 목욕탕에 갔던 거 혹시 기억하세요?” 언니가 엄마의 어깨에 물을 한웅큼 정겹게 끼얹는다. “그런 일이 다 있었어?” 엄마의 희미한 기억이 잔잔한 미소로 번진다. 마키코 언니가 초청한 4박 5일 삿포로 여행이었다. 언니는 친정아버지까지 꼭 모시고 와야 한다고 내게 몇 번이나 당부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외국여행을 감당하기에는 아버지의 건강이 따라주지 않았다. 언니는 그걸 못내 아쉬워했다. 마키코 언니는 가는 곳마다 엄마의 팔짱을 끼고 걸었다. 친.. 좋은 글/수필 7년 전